수십 년간 쌓아온 자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물려줄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라면 더더욱 그렇죠. 자녀마다 다른 상황과 필요를 고려해 공평하게 나누고 싶은 마음, 혹시 내가 갑자기 판단력을 잃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이런 복잡한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자산관리 방법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유언대용신탁’입니다. 단순히 유언장을 남기는 것을 넘어, 살아있는 동안은 물론 사후의 상속 집행까지 미리 설계할 수 있어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이 4년 만에 4배 넘게 급증하며 4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이런 추세를 방증합니다. 이번에는 유언대용신탁이 대체 무엇이고, 왜 많은 사람이 선택하고 있는지 그 매력을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유언대용신탁, 왜 중장년층의 선택을 받을까?
상속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 ‘유언장’일 겁니다. 하지만 유언장은 법적으로 정해진 엄격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무효가 될 수 있고, 사후에 상속인 간의 분쟁 소지를 남기기도 쉽습니다. 또한 유언장은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혹시라도 자산관리 중 판단력이 흐려졌을 때를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자산을 맡기는 사람)와 수탁자(은행 등 금융기관) 간의 계약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유언장의 복잡한 법적 절차 없이도 내가 원하는 대로 상속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죠. 특정 자녀에게는 부동산을, 다른 자녀에게는 금융 자산을 상속하도록 정할 수 있으며,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매달 생활비를 지급하고, 성년이 된 후에 남은 자산을 물려주는 방식으로도 설계가 가능합니다. 이런 유연함은 각 가정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해 상속인 간의 불필요한 분쟁을 막고, 위탁자의 뜻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생전 활용도 돋보이는 설계
유언대용신탁의 진정한 강점은 사후 상속뿐만 아니라 위탁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빛을 발한다는 점입니다. ‘혹시 내가 치매나 중대한 질병으로 판단력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고민,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유언대용신탁을 미리 설정해두면 이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탁 계약에 ‘위탁자의 판단력이 저하될 경우, 지정된 대리인이 신탁 자산으로 요양비나 병원비를 지급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산이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고, 꼭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지출될 수 있습니다.
혼자 사는 고령자에게도 유언대용신탁은 매우 유용한데요. 단순히 재산 상속뿐만 아니라, 사망 이후의 장례 절차나 봉안 절차, 심지어 남은 반려동물을 위한 비용까지도 신탁 계약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물려주는 행위를 넘어, 인생의 마지막까지 스스로 존엄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사람들의 바람을 충족시켜주는 셈입니다.
은행들의 진입 장벽 완화, 이제는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예전에는 유언대용신탁이 일부 자산가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습니다. 최소 가입 금액이 10억 원 이상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최소 가입 금액을 1천만 원으로 대폭 낮춘 상품을 선보였고, 농협은행도 3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기준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은 아예 금액 기준을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유언대용신탁을 도입한 하나은행의 경우, 이미 2019년에 100만 원으로 가입 가능한 상품을 내놓아 문턱을 크게 낮췄습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소액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유언대용신탁이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통의 중장년층에게도 꼭 필요한 자산관리 수단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치매대비신탁, 장애인신탁, 기부신탁 등 다양한 맞춤형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플랜을 설계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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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를 줄이는 현명한 플랜B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속세에 대한 부담도 함께 커졌습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된 총자산액이 44조 원을 넘었고, 상속세를 납부한 사람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언대용신탁은 상속세를 줄이는 데 있어 간접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탁 자산을 활용해 미리 증여 계획을 세우거나,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상속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유언대용신탁 자체가 직접적인 절세 상품은 아니지만, 상속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탁 계약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자산의 흐름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금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재산을 물려주는 것을 넘어, 현명하게 자산을 관리하고 세금 부담까지 고려하는 종합적인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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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노후를 위한 첫걸음
지금까지 유언대용신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내가 가진 재산을 물려주는 수단을 넘어, 내 삶의 마지막까지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불필요한 분쟁의 씨앗을 남기지 않으려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자산이 많든 적든, 내 뜻대로 자산을 관리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제는 부담 없는 금액으로도 유언대용신탁을 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상황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신탁 계약은 언제든지 변경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죠. 혹시 자녀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물려줄지 고민하고 계신다면, 가까운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와 상담하여 나에게 맞는 유언대용신탁 플랜을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현명한 준비가 아름다운 노후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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